셔츠를 벗어던진 커크가 어깨를 가볍게 들썩이며 물었다. 드러난 그의 반라가 은근한 열기로 물들어 있다. 커크와는 달리 유니폼을 벗어 정갈하게 정리해둔 스팍이 돌아섰다. 삐쳐 올라간 눈썹 끝에는 당혹이 묻어있었다.
방금 짐의 발언은 나와의 성관계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합니까?
하하. 그럴 리가 없잖아. 내 말은…그러니까. 네가 가끔 초콜릿을 먹는 날이 있는 것처럼. 평소완 다르게 즐겨 봐도 나쁘지 않을 거란 얘기지.
속삭이며 스팍의 어깨에 뺨을 얹은 커크가 푸른 눈으로 연인의 귓바퀴를 응시했다. 하아. 일부러 뜨거운 숨을 깊게 내뱉자 스팍의 목덜미에 초록빛이 퍼지기 시작했다. 스팍이 초콜릿을 먹는 날은 오로지 커크의 종용이 있을 때 뿐. 커크는 틀을 벗어나는 일을 선호하지 않는 연인이 이번에도 제 말을 들어줄 거란 것을 알고 있었다. 취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항상 초콜릿을 먹은 날에는 커크의 애원에도 자비 없이 본능을 쏟아내던 스팍이니까. 평소에 빗장이 단단히 걸려 있을 뿐, 열리기만 하면 엄격하게 갈무리 되어 있던 감정들을 폭발시킨다. 커크는 그 감당이 버겁긴 했지만 지나고 나서는 늘 다음을 갈구하곤 했다. 스팍을 도발시켜 이성의 자물쇠를 부숴버릴 때, 오직 자신만을 향해 감정을 분출하는 그 순간, 커크는 사선을 넘었던 때보다 더 강렬한 흥분을 느꼈다. 목숨이 경각에 달하는 지경까지 저를 밀어붙이는 스팍. 이 우주에서 오직 자신만이 그를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성취감에 저절로 뒤가 젖어버릴 정도였다. 죽음 직전까지 가는 섹스는 뇌를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으로 엉망으로 만들고, 그런 경험이 자꾸만 커크로 하여금 스팍을 충동질하게 만들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내가 다 할게. 그냥 눈 감고만 있어.
커크가 웃는 입술로 스팍의 도톰한 귓불을 깨물었다.
아주 재밌을 거야.
스팍은 실제적으로, 저를 구속할 수 없는 빈약한 매듭에 두 손목을 맡기고 있었다. 커크는 스팍이 혹시나 제 생각과는 달리 움직일까봐. 그럴 것이 우려되어 손목을 묶어두길 바랐다. 스팍은 아까 커크가 얇은 티셔츠를 찢어 엉성하게 묶어주는 것을 물끄러미 보며 물었었다.
짐. 이 천으로는 제 행동을 구속할 수 없습니다.
알아. 내 쿼터에는 널 힘으로 제압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까 한 가지 약속이 필요해. 네가 이 천을 벗겨내 거나 움직이면…그 시점부터 섹스는 끝이라는 약속. 이래야 너는 가만히 있어주겠지. 어때? 내 제안에 동의해?
스팍은 왜 자신이 이런 제안에 동의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미 독특한 발상을 하는 연인에게 맞춰주기로 했으므로. 고개를 끄떡였다. 그 협의의 결과가 이것이다. 지금 스팍은 눈을 감고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린 자세로 미동도 없이 누워있었다. 예민한 벌컨의 귀가 보이지 않는 커크의 움직임을 쫓았다. 그는 침대 곁에 있는지 낮은 숨소리도 뚜렷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곧이어 커크가 바지를 벗어버린 듯 천끼리 마찰하는 소음이 났다. 툭.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침대 옆 협탁에서 무언가를, 아마도 윤활유일 물건을 꺼내고 서랍을 닫는 소리가 났다. 뚜껑이 열리고….
음.
스팍이 침음을 냈다. 서늘한 피부 위로 그보다 더 차가운 윤활유가 미끄러져 흘렀다. 커크가 스팍의 가슴부터 사타구니까지 길게 윤활유를 뿌리고 있었다. 왜? 라는 의문은 새삼 가지지 않는다. 이젠 그도 이런 의문을 입 밖에 내는 것이 고조된 성감을 해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끼익. 벌컨의 귀가 아니라면 놓쳤을 미세한 소음. 매트리스 한 쪽이 무너지고 있었다. 커크가 침대에 오르는 중이었다. 벌컨에 비하면 늘 뜨거운 체온을 지닌 커크가 스팍의 사타구니 위에 올라탔다. 두 다리를 뒤로 물려서, M자로 앉은 커크는 미끌미끌한 윤활유를 제 엉덩이에 묻히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스팍의 사타구니 위에서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질척거리는 소음이 벌컨의 귀속으로 꽂혔다. 스팍의 다리 사이 밋밋하고 오목한 틈에 고여 있던 윤활유가 커크의 엉덩이에서부터 회음부, 음낭까지 충분히 젖을 때 즈음, 스팍의 성기도 모습을 드러냈다.
커크는 살이 토실토실 오른 제 엉덩이로 막 힘을 얻기 시작한 돌기를 짓누르듯 문질렀다. 스팍의 두 손이 어느새 주먹을 쥐었다. 익숙하지만, 역설적으로 매번 익숙해지지 않는 살집은 스팍에게 특정한 쾌감을 되새기게 만들었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순서라 그랬다. 그는 늘 커크의 살 오른 엉덩이에 귀두를 비비면서 어느 정도 만족할 만큼 쾌감을 느낀 다음 안으로 진입했었다. 평소대로라면 이다음 스팍이 만날 쾌감은 뜨겁고 미끄러우면서도 두 손으로 꽉 쥐는 듯한, 하지만 손바닥으로는 흉내 낼 수없는 부드러운 점막이 주는 압박감이었다.
하아…하…네가…점점 단단해져서…나를 자꾸 찔러….
목을 젖히고 허리를 흔들며 주름의 입구가 귀두에 문질러지는 느낌을 즐기던 커크가 신음을 흘렸다. 자극적인 말에 흥분한 스팍이 두 손으로 연인의 골반을 쥐고 안으로 단박에 밀고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겨우 억눌렀다. 그래선 안 되니까. 그러면 오늘 섹스는 없다고, 저 잔인한 남자에게 약속했으니까.
흐으…스팍, 기분 좋지? 더 기분 좋게 해줄게….
스팍의 모든 감각이 커크의 말과, 그의 몸짓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 이상의 쾌락을 주겠다는 말에 바짝 서있던 성기의 뿌리가 더욱 단단해졌다. 조금만 틈을 벌려준다면 바로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신호였다. 스팍의 가장 예민한 부위에서 보내는 말초적인 신호는 귀두를 좀 더 부풀렸다. 그런 성기를 커크는 제 엉덩이로 깔아뭉개선, 허리를 움직여 보드라운 회음부로, 또 촘촘한 주름으로 달래듯 애태웠다. 스팍의 허리가 조금씩 솟으려 했다. 커크의 허리가 앞뒤로 움직여서. 조밀하게 다물려진 주름이 그 요철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밀착되어 귀두부터 기둥까지 스쳐지나갈 때 스팍은 그 살을 무참히 뚫고 들어가고 싶다고 되뇌었다.
엉덩이가 뜨거워 졌어…네 자지도….
평소에는 천박한 말을 경멸하는 벌컨이지만, 연인이 침대에서 내뱉는 음담에는 꽤 큰 자극을 받는 스팍이 더는 견디지 못하고 허리를 들썩였다. 제 것으로 커크를 꿰뚫어버리려 했다. 그러자 커크가 무릎으로 일어서선 성기가 닿지도 못하게 몸을 띄워버렸다.
크으.
답답해진 스팍이 손등에 힘줄이 서도록 주먹을 쥐었다. 곧이어 커크가 조그맣게 웃는 소리가 났다.
내 구멍에 넣고 싶어?
…….
내가 지금 물어보잖아, 스팍.
커크가 손톱으로 스팍의 귀두를 살짝 긁었다. 생채기는 나지 않았지만, 충혈 되어 있던 예민한 성기가 한 순간 부르르 떨만큼 큰 자극이었다. 스팍이 처음으로 거센 신음을 냈다.
허억-!
착하게 굴면…넣게 해줄게. 넣으면 기분 좋을 거야. 그치?
…….
알잖아…내 안이 어떤지…내가 어떻게 조이면 네가 기뻐하는지도 다 알아.
…짐. 제…의사는 당신이 질문할 필요 없이 명백하다는 것을 아시잖습니까.
그래도 난 네 입으로 듣고 싶어.
커크가 다시 손가락 끝으로 스팍의 귀두를 간질였다. 젊은 벌컨의 육체는 솔직해서, 주인의 복부에 달라붙어 있을 만큼 강하게 발기하고 있었다. 국소적인 부위에만 지속되는 자극에 스팍이 마른 침을 삼켰다. 이미 전신이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을 만큼 흥분한 상태였다.
제 성기를…당신의 항문에 삽입하고 싶습니다….
나한테 삽입하고 나면…어떻게 할 건데?
스팍이 답을 하자 커크가 다시 녹색 성기를 깔고 앉았다. 커크의 음낭 아래 불뚝 솟아오른 성기는 맥박을 고스란히 전해줄 만큼 단단해진 상태였다. 커크가 조금씩 앞뒤로 움직이자 스팍이 입을 열었다.
당신에게 느끼는 성욕이…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행위에 충실할 겁니다.
그렇게 말하면 재미없는데…넌 뭐든지 잘하면서 그 쪽으론 영 재주가 없어.
힐난하는 어조였지만 커크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웃음기가 있었다. 자신의 뜻에 따라 고분고분한 스팍이 마음에 든 것이다. 하긴 넌 그런 재미없는 점이 귀여운 거야. 커크가 속삭였다. 자세를 낮춰 스팍의 뭉툭한 코를 입술로 가만히 물었다. 열기가 가득 담긴 입술과 혀로 키스를 하고 두 손을 뻗어 스팍의 가슴을 더듬었다. 스팍의 무성한 체모가 어지럽게 얽히는 것을 보며 즐거워하던 커크가 납작한 돌기도 괴롭혀주었다. 그리고 천으로 묶인 스팍의 두 손목을 제 쪽으로 끌어내렸다. 윤활유로 젖은 커크의 손가락들이 스팍의 손가락 사이로 들어가 꿈틀거렸다. 손끝과 손끝을 비비기도 하고, 손가락 사이 아주 연한 살을 일부러 문질렀다. 벌컨에겐 성기를 제외하고 가장 강한 성감대인 손을 마음껏 가지고 놀았다. 엉덩이에 아슬아슬하게 닿아있는 스팍의 성기가 터질듯 커질 때까지.
착하게 있었으니까. 상 줘야지.
음…!
커크가 스팍의 것을 쥐고 그 위로 아주 느리게 앉았다. 스팍은 그렇게나 염원하던 밀지를 접하게 되자 전신을 긴장시켰다. 초록빛 음낭이 위로 올라붙었다. 거센 피스톤 예감한 신체가 커크를 향해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러나 스팍이 바라던 일은 이어지지 않았다. 커크는 제 엉덩이에 스팍의 귀두만을 담은 채로 멈춰버렸다. 호흡이 가빠진 스팍처럼 커크도 피가 끓는 흥분으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기분 좋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 물었다. 스팍이 허리를 조금 들썩여보았지만 커크는 딱 그만큼 제 엉덩이를 물러 삽입을 얕게 했다. 귀두만은 뜨거우면서도 좁고 촉촉하지만 미끄러운 틈에 박혀 환희를 느꼈지만 오히려 그것이 스팍을 더 갈증나게 했다.
짐, 삽입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알아. 그러게 박아주지, 그랬어. 네가 좀 더 세게 박아주면 되잖아.
스팍의 탓으로 미루는 커크에게 보여주겠다는 듯이 스팍이 허리를 들썩였지만 커크는 또 멀리 달아나버렸다. 이번에는 아예 엉덩이를 들어 올려 삽입된 것마저 빠져버렸다.
네가 움직이면 이 섹스는 끝이야. 잊었어?
스팍은 커크의 모순을 지적하고 싶었지만. 입을 다물고 허리를 침대에 붙였다. 커크의 안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비논리적인 그의 언행에도 얼마든지 따를 수 있었다. 스팍이 얌전해지자 커크가 윤활유와 스팍이 내보낸 쿠퍼액, 커크가 흘러낸 체액들로 젖은 엉덩이를 움직였다. 우윳빛으로 흐려진 애액이 엉긴 구멍이 스팍의 귀두를 맛있게 삼켰다.
하으….
커크는 스팍을 지배하며 느끼는 재미가 큰 만큼 스팍의 성기를 원하는 욕구도 컸다. 스팍을 애태우며 겪는 갈증이 누적되어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묵직하고 커다랗고 기다란 성기를 원하는 커크의 구멍이 저절로 오므라들고 벌어지며 스팍의 귀환을 환영했다. 커크는 그의 성기에 완전히 꽂혀버리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며 고집스레 귀두만을 품었다.
흐아아…모자라….
후우….
부족해…스팍…더 박아줘…깊숙이…내 구멍을 완벽하게 채워줘….
허스키한 목소리로 애원하는 커크는 반대로 스팍이 더 들어가게 허락해주지 않았다. 스팍이 이를 악물었다. 쫄깃한 살집이 그의 민감한 귀두를 빨아먹고 있었다. 온 몸의 피가 그곳으로 몰려 손발이 어는 기분이었다.
짐…당신이…나를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스팍이 결국 눈을 뜨고 으르렁거렸지만 커크는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아으…스팍…네 자지, 끝까지…넣고 싶어….
커크가 스팍을 바라보며 바짝 일어난 성기를 훑었다. 진한 선홍색 성기가 커크의 손안에서 흔들리며 끈적끈적한 쿠퍼액을 뚝뚝 흘렸다. 전신의 피부가 예민해진 스팍에게는 한 방울씩 떨어질 때마다 날카로운 통증으로 느껴졌다. 스팍이 엷은 신음을 흘리자 커크가 허리를 들어 스팍의 것을 품었다가 내뱉었다. 아주 얕은 피스톤질이 이어지고 커크의 입에서도 앓는 소리가 지속되었다. 커크의 의사에 반하는 구멍이 살아서 움직이듯 스팍을 더 깊게 품으려 애쓰고 있었다.
하윽, 윽…박아줘, 박아줘, 스팍…!
왼 다리를 굽혀 세운 커크가 속삭이자 숨도 쉬지 않고 커크를 응시하던 스팍이 몸을 일으켰다.
아! 스, 스팍….
움직이면 안 된다고 말하려던 커크의 입술이 스팍의 입술에 먹히고 말았다. 잇새를 벌리고 들어간 미지근한 혀가 커크의 입천장을 긁어내렸다. 커크가 야릇한 감각에 허리를 곧추 세우자 스팍이 쫘----악 천을 찢어내며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그의 골반을 쥐었다. 제 쪽으로 강하게 당겼다. 커크가 완전히 스팍의 것을 품고 말았다.
으아-앗!
계속 목말라하던 커크의 안쪽까지 스팍의 체액이 뿌려졌다. 선단에만 지속적인 자극을 준 탓에 부풀어있던 귀두도 거대했지만, 그 아래 진한 남색 핏줄이 울퉁불퉁 올라온 기둥 또한 만만치 않았다. 커크는 처음으로 스팍의 것을 품어본 사람처럼 새삼스레 그 묵직함에 눈을 뒤집었다. 힘없이 늘어진 커크의 목덜미와 가슴을 게걸스럽게 핥은 스팍이 겨드랑이까지 고개를 숙여 땀에 젖은 체모까지 혀로 훑었다. 그 아래 붙은 도톰한 유두를 입으로 물고 피가 나도록 깨물기도 했다. 쾌락과 고통을 오가는 푸른 눈동자의 주변이 붉게 물드는 것과 동시에 눈물이 흘렀다. 눈물이 흐르는 것은 아래도 예외가 아니라서, 스팍의 것이 끝까지 꽂히는 순간 사정해버린 커크의 성기에서도 뿌연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허윽, 윽. 안 돼. 아직, 움직이면….
스팍을 자극하던 입구 역시 잘 벼른 칼처럼 감각이 예민해져있었다. 갑작스러운 사정이 길게 이어지는 내내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조이던 커크가 고개를 저었다. 스팍은 커크의 목울대가 오르내리는 것을 흉내라도 내겠다는 듯이 아직 떨고 있는 커크의 성기를 손으로 쥐고 훑었다. 피부를 한 겹 벗겨낸 만큼 예민한 점막이 스팍의 손안에서 약한 전기적 자극을 얻고 있었다. 커크는 두피가 찌릿 거릴 만큼 강한 전율을 느끼곤 뒤로 몸을 꺾으며 벗어나려 했다.
당신이 어떻게 항문을 수축해야하는지, 알고 있다고…했잖습니까. 그렇다면 보여주십시오….
스팍은 커크가 넘어가는 방향으로 상체를 숙여 체위를 정상위로 바꾸었다. 스팍의 배꼽 주변에 고여 있던 커크의 정액, 윤활유가 주르륵 흘러 커크의 엉덩이 사이로 사라졌다. 스팍이 체액으로 젖은 커크의 금빛 체모부터 그 아래 반쯤 일어선 성기를 손바닥으로 거칠게 문지르며 허리를 단숨에 뒤로 뺐다. 거세게 옥죄는 속살을 헤집으며 빠져나오자 순간적으로 커크의 입구가 동공이 되었다. 빠끔하게 입을 벌리고 있던 엉덩이가 오므라들 때까지 기다렸다. 축축한 땀과 커크의 체액, 정액이 흘러든 엉덩이의 틈이 완전히 닫히자 한 번에 쑤셔 넣었다.
아흑!
놀란 커크가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가슴이 부풀고 아랫배가 쑥 들어갔다. 그러자 커크의 배를 부풀게 한 스팍의 성기가 볼록하게 두드러졌다. 스팍은 후욱, 숨을 삼키고는 커크에게서 자신을 완전히 빼냈다. 장벽이 딸려가는 충격에 커크가 부르르르 전신을 경련시켰다. 스팍의 성기가 들어왔던 엉덩이가 욱신거렸다. 생리적인 고통에 눈물을 흘리던 커크가 이번에는 스팍이 나가지 못하게 두 다리로 허리를 꼭 붙들었다. 나갈 생각을 못하게 만들어주겠다는 듯 구멍으로 꽉 물었다. 이를 세워 스팍의 어깨를 깨물었다. 숨을 헐떡이며 속삭였다.
보여줄 테니까…나가지마….
스팍이 자세를 낮추고 커크에게 밀착한 채 빠른 속도로 방아질을 했다. 쫄깃한 육질이 스팍의 성기를 에워싸선 불을 붙인 듯이 뜨겁게 만들었다. 스팍은 이러다 성기가 타버릴지도 모른다는 비논리적인 상상을 하며 커크의 안을 파헤쳤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도톰하고 물기 많은 둔덕에 굴곡이 많은 귀두를 문질러댔다.
으앙, 아앗, 읏!
스팍이 전립선을 건드린 순간부터 커크의 신음소리가 달라졌다. 삽입이 가져다주는 온몸을 꽉 채우는 포만감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벼락같은 쾌락이 커크의 뒷골부터 척추를 지나 꼬리뼈까지 울렸다. 스팍의 배에 짓눌려 거칠고 드센 마찰에 시달린 커크의 성기가 이리저리 찌그러지며 희고 묽은 정액을 쏟아냈다. 스팍이 허리를 뒤로 물릴 때 따라온 속살이 시뻘겋게 충혈 된 채 희뿌연 액을 흘렸다. 침대 시트를 체액으로 푹 젖게 만든 커크가 사지에 힘을 주며 비명을 질렀다. 온몸이 뻣뻣해지면서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어버리는 강한 오르가즘이 덮쳤다.
흐윽! 으! 아, 스팍, 그만, 또 가, 아윽-!
퍽! 퍽!
스팍은 커크가 오르가즘을 느끼든 말든, 그래서 제 연인의 더운 속살이 제 남근을 찢어발길 듯 꽉 물든 상관하지 않고 제 할일만을 했다. 푸들푸들 경련하는 볼기 살을 두 손으로 꽉 쥐어 붙든 채 퍽퍽! 찍어 내리며 피스톤질을 했다. 연이은 드라이 오르가즘에 커크의 구멍이 제멋대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스팍의 성기를 터트릴 듯 오므라들었다. 스팍은 커크가 그랬듯, 연인의 목덜미를 이로 물었다. 잇자국이 날만큼 세게 힘을 주자마자 스팍은 제 배에 커크의 정액들이 부딪히는 것을 느꼈다. 스팍은 또 같은 일을 반복했다. 커크가 쉴 시간을 주지 않았다. 과호흡으로 숨이 넘어가는 그에게 호흡을 나눠주고는, 겨우 정신을 차린 커크의 전립선을 제 성기로 격추하듯 쑤셔댔다. 이러다 죽을지도 몰라…! 꺽꺽대며 울고 애원하는 커크에게 스팍이 답했다.
이 구멍을 완벽하게 채워달라고 한 건 당신이었습니다, 짐.
그리고 스팍은 커크에 대한 성욕이 해소될 때까지 행위에 몰두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상기시켰다. 커크는 자신의 이번 도발이 너무나 큰 도박이었음을 알았지만 늦은 후회였다.